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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드림을 꿈꾸며 2009년에 입국한 네팔 국적의 그들. 지난 6년간 한국에서 받은 월급 등은 모두 고국에 송금하고 창녕에서의 생활도 익숙해져 이제는 웬만한 길도 알아서 찾아갈 정도가 되었습니다.
너무 익숙해져서 일까요? 마침 그날은 일요일이었습니다. 모처럼 휴일을 맞이해 오토바이(125cc)를 타고 어디론가 가던 그들은 운전 부주의로 그만 오토바이의 방향을 꺾지 못해 도로를 이탈하면서 전신주를 충격하면서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말았습니다..
설상가상은 이럴 때 사용하는 말인가 봅니다. 그들이 운전했던 오토바이는 종합·책임보험이 가입되지 않은 무보험 차량으로 아무런 보상을 받을 수 없었고 더욱이 탑승자이자 피해자인 한명은 취업비자가 만료된 불법체류 신분이라 혹시나 하는 불이익을 우려한 유족들이 입국은 커녕 사체인도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먼 훗날 가족과 함께 보다 나은 생활을 꿈꾸며 한국에서 고생만 했을 그들과 비보를 접하고 고국에서 슬퍼하고 있을 가족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지는 듯 했다던 교통조사관 조수돈 경사는 그들의 시신만이라도 꼭 고국에 보내주겠다며 약속했다고 합니다.
교통사고의 잘잘못을 떠나 고인이 되어서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그들이 안타까웠던 조경사는 우선 네팔대사관측에 자국민의 사망사실을 알린 후 관내 및 인근지역에서 일을 하는 네팔 국적의 근로자를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요.
그러던 어느 날 대구에서 거주하고 있는 어느 근로자를 만나게 되고 그에게서 한국말도 잘 하는 네팔인이 김해시 소재 어딘가에서 교회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 그의 연락처도 알게 됩니다. 이때 뛸 듯이 기뻤다는 조경사는 즉시 전화를 하게 됩니다. 물론 통역을 통해서^^;;
사고내용을 자세하게 전달하고 고인이 되어서도 고국에 가지 못하는 현재 상황을 설명하며 도움을 요청하자 그는 즉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네팔인들에게 연락해 성금을 모금토록 하겠다는 뜻을 밝힌 담임목사 수베디여거라즈..정말 너무 감사합니다.(엉엉~)
작은 금액이 아닌데..불과 2일만에 사체 인도비용 약 천만원(한구당 500여만원)을 확보했다는 감동전화를 받은 조경사는 즉시 네팔대사관에 연락하게 되고, 사고 발생 5일 만에 대사관측에서 위임장을 받아 고국으로 송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덩달아 뿌듯~)
적극적인 노력의 결과로 그들을 고국으로 인도하긴 했지만..
아들이자 남편이며 아버지면서 경찰관인 조경사의 마음은 편치 않았습니다.
오매불망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 남편을 기다렸을 아내의 마음, 그리고 아빠를 기다렸을 아이의 마음과 앞으로 그들이 아버지 없이 살아갈 것을 생각하니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싶었던 조경사.
국가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이리저리 찾아 헤매던 조경사는 국도교통부에서 지원해주는 정부보장 사업인‘뺑소니 무보험 자동차에 의해 사망 당한 피해자 보호제도’가 번뜩 생각났습니다.
피해자가 불법체류 신분이라 가능할 지 의문이었지만 국도교통부를 대상으로 피해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절실하게 전달한 결과 적극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답변을 듣게 되고
네팔대사관에 지원절차 등을 상세히 설명,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위임장을 전달 받는 즉시 신청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결과 보험회사측으로부터 최대 5천만원을 지원할 수 있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네팔에서도 낙후된 지역에 살고 있어 국가 내 담당기관 도착까지 최소 1개월 이상이 소요된다는 유족이, 이상 없이 보상금을 수령해 갔다는 대사관측의 기쁜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조경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비록 코리아 드림은 실현하지 못했지만 이 지원금이 남아 있는 가족들의
드림이 될 수 있길 기원합니다!!”
작성: 창녕경찰서 경무과 정철현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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